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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다는 것

남들 놀 때 일 하는 척 하다가

2주일 에서 길게는 30일을 쉬는 중국의 춘절은 나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.

그래서 매 년 이 맘 때면 춘절이 없는 나라 인도네시아로 간다.

이 곳 인도네시아도 메가와티가 대통령이 되면서 춘절 하루는 휴일로 만들었지만

중국이 독식 하고 있는 이 걸레 바닥에서 춘절을 피해 작업 할 수 있는 곳은  인도네시아뿐이다.

 

 

어제 아침 9시 30분  자카르타 비행기를 타려고 6시 30분에 집을 나선 나는

이 것 저 것 두리 두리 싼 짐 때문에 over weight 문제로 실랑이를 벌리다가

겨우 9시 15분에 비행기에 골인 했다.

 

부족한 아침 잠을 비행기 안에서 채우고 밥 냄새가 솔솔 풍길 때쯤 잠을 깼고

어디쯤 왔나 앞의 모니터를 쳐다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

비행기가 아까 수마트라를 지나 자바섬에 접근하고 있었는 데 다시 싱가포르로 올라가고 있는 게 아닌 가?

 

 

기장 아저씨 이야기로는 자카르타에 내리는 폭우로 착륙이 불가능 하단다

닝기리 빠듯하게 잡은 오후 meeting은 나가리가 된 것 같고

내일은 토요일 이라 오전 밖에 시간이 없고,,,,

 

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싱가폴 창이 공항에 내린 시간은 오후 3시 30분.

꼬박 6시간을 비행 했는 데 겨우 싱가폴이다

1시간 20분을 비행기에서 대기하고 다시 자카르타로 출발 했다.

배가 고픈 데 카스테라 한 개 달랑  건네 준다.

 

자카르타 수카르노 공항.....

밖을 보니 비가 많이 온 거 같지는 않은 데..어째튼 6시 30분(홍콩 시간 7시 30분)

10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낸 후 무사히 자카르타에 도착 했으나 더 골치 아픈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.

 

 

공항 들어 오는 고속 도로가 물에 잠겨 신에서 공항까지 4시간에서 6시간이 걸린단다.

마중 나오기로 한 넘은 당연히 나오지를 않았고 택시 타는 곳은 줄이 끝도 보이질 않는다.

우끼는 사실은 1,200만이 사는 이 곳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(공항)에는 택시를 제외한 대중 교통이 없다는 사실..

 

11시 40분..무려 다섯시간 이상을 기다렸는 데 아직도 내 앞에 10명이 더 있다..닝기리 정말 오지게 걸렸다.

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.핸폰 ,블랙베리 밧데리도 다 떨어져 가고..

온다는 넘은 고속도로에서 4시간 이상 빌빌 거리는 것 같고.반드시 올 거란 거는 알지만

5시간 기다린 게 아까워 택시 줄은 벗어 나질 못하겟고……..닝기리..쓰어벌

밤이 깊어가고 줄은 줄어들 지 않고 줄 선 사람들은 한 둘 씩 지쳐 갔다.

 

 

밤 12시 드뎌 경찰 트럭이 출동했다......땅그랑 까지 보내 준단다,,,,,,트럭 뒤에 태워서...

이왕 기다린 거 더 기다릴까?

허나 땅그랑에 가도 자카르타로 가는 택시를 탄 다는 보장이 없어 그냥 무작정 기다리기로 했다.

밤은 더 깊어 가고 하나 둘씩 주저 앉아 자는 사람들이 늘었다.

 

 

   (잠이 깊이 들은 아이들....그 옆에 배가 불룩 나온 임산부....무척 힘들텐데......아그들 아부지는 오데로 갔는 고?)

 

 

 

새벽 3시 30분 옆에서 9시간 이상을 같이 기다린 독일 하노버에서 온 넘과 같이 아무 차나 잡고 nego 를 해 보기로 했다/

조그만 벤이 하나 택시 승강장에 차를 세운다.

슬슬 다가가니 창문을 열고 시내까지 70만 루피아를 부른다.(도적넘...날강도넘)..호텔에서 공항까지는 7만 루피아면 떡을 치는 데...

어차피 시장價 란 게 그런 거 아닌 가?...

 

독일 넘에게 눈치를 하니 무조건 오케이 하란다...

차 트렁크에 짐을 올리니 수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하며 쳐다본다....이런 때는 눈 딱감고 모른체 할 수 밖에......

베트남 멸망 때 마지막 떠나는 미군함에 승선 한 기분......물론 씁쓸했지만...

 

전쟁터를 빠져 나오니 공항으로 들어 오는 고속 도로는 이미 폐쇄 되었다....

물이 깊이 잠긴 곳은 무려 1.5m 란다...

기사에게 어찌 빠져 나가냐고 하니 웃으며 걱정 마란다.

특별한 통행증이 있는 (참 말 인 지 거짓말 인 지) 차가 통과 하는 조그만 샛길을 지나 땅그랑으로 빠져 나와

자카르타로 가면 된단다.....

 

40분 만에(쓰어벌 이러면 될 걸 10시간을 택시 승강장에서...) 호텔 도착 하니 시간은 4시 30분.....홍콩 시간 5시 30분이니

아침 6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무려 23시간 만에 호텔에 도착 했다.

 

호텔 check in 을 하는 데 몇 몇 넘들이 졸리는 눈을 부비며 check out을 한다.

상항을 설명하고 공항 가는 거 포기 하고 잠이나 더 자라고 하니 웬 개소리냐 하며 믿지 않는 눈치다.

오늘 아침 내 말 안듣고 공항으로 간 그 싱가폴 넘들 비행기는 커녕 고생 만 절라게 했을 것이다.ㅎㅎㅎ 고소해....이런 거 보면 나도 변태...

 

방에 올라와 이미 꺼진 핸폰을 충전 하고 공항 pick up 오기로 한 넘에게 전화 하니

고속 도로 변에 차 세워 두고 기사랑 둘이 오토바이로 집에 돌아가고 있단다.....ㅋㅋㅋㅋ

왜 이런 날 골라서 왔냐는 눈치다.....미안하고 또 미안.

 

매 년 이 맘때면 폭우로 잠기는 자카르타는 지역별로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.

항상 잠기는 곳이 또 잠기고 공항 오는 고속 도로 역시 매 번 이 지랄 이란다...

 

아침 신문에 "JAKARTA UNDER WATER" 라는 기사가 머릿 기사이다.

 

몸도 피곤하고 오전 상담 대충 하고

오늘 떠나는 광성이 에게 전화 하니 배가 이미 한국을 멀리 떠나 저 멀리 산이 조그맣게 보인단다.

무사히 건강하게 개기 많이 잡아 오기를...

 

오후는 호텔 방에서 뒹굴 뒹굴.....

토욜 오후라 어디 갈 때도 없고......

 

나 지금 휴일 피해 일 하러 온 넘 맞는 지?.

혹시 다른 넘들이 알면 열심히 일하는 척 하더니 꼴 좋다며 놀리는 건 아닌 지..

하기야 그런  소리 들어도 정말 싸다.

내일은 반둥으로 가는 데 혹시 물에 잠긴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 거는 아닌 지 걱정된다...

 

하느님 이제 자카르타에 오줌 그만 싸시죠...

마~이 무것다 아~임미꺼?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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